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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해방일지 ' (2022) 드라마 리뷰 나의 해방일지 (2022) 누군가 쓰레기통에 담배꽁초를 휙 버리고 지나간다. 불씨가 꺼지지 않은 꽁초는 금세라도 주변 쓰레기를 태울 기세로 연기를 솔솔 피어대지만 주변 모두가 불구경이라도 할 모양새로 허리춤에 손을 짚거나 팔짱을 끼고 가만히 바라볼 뿐 아무도 불씨를 끄려 하지 않는다. 불이 쉽게 붙지 않자 등을 돌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쓰레기통에 다가가 침을 뱉어 불씨를 꺼보려는 사람도 있다. 몇 번 침을 뱉다가 더 이상 침이 나오질 않는지 이 사람마저 등을 돌린다. 나의 해방일지 초반부는 쓰레기통에 버려진 담배꽁초를 보는 느낌이었다. 타오를 듯 타오르지 못하는 상황의 연속이었고, 도대체 무엇으로부터 해방되려 하는지 오리무중이지만 타오를 것 같은 기대감은 ..

' 내 이름은 마더 ' (2023) 영화 리뷰 Jennifer Lopez is the mother. 내 이름은 마더 (2023) 갓 태어난 아이와 함께 영원히 도망 다니며 살 것인가? 아니면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부모로서 권리를 포기하고 입양 보낼 것인가? 이 두 가지 선택지를 두고 갈등할 수밖에 없는 한 생모의 비극적 상황을 그리며 영화는 본격적인 시작을 알립니다. 아이의 생모인 제니퍼 로페즈는 특수부대 스나이퍼 출신으로 암살과 생존에 능한 인물. 그래서 내심 전자를 선택해도 재밌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겠다 기대했습니다만, 어느 부모와 마찬가지로 아이의 안전을 위해서 입양을 보내는 결정을 하네요. 입양을 보낸 후 아이의 생일 때마다 받는 사진 한 장이 아이를 볼 수 있는 유일한 수단. 그렇게 1..

' 스틸워터 ' (2021) 영화 리뷰 ' Stillwater ' 스틸워터 (2021) 나를 꽃 피우기 위해 거름이 되어 버렸던 .... 가수 김진호의 가족사진 노래 가사 중. 영화 스틸워터는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가득한 딸을 위해 기꺼이 거름이 되어주고 꽃을 피우게 해주는 희생의 여정을 담은 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자식에 대한 부모님의 맹목적인 사랑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똑같나 봅니다. 포스터만 보고는 납치된 딸을 구하기 위해 화려한 격투를 벌이는 리암니슨 주연 '테이큰'이란 영화가 떠오를 수도 있지만 액션신은 단 1도 나오질 않습니다. 스틸워터는 2007년 이탈리아에서 유학 중인 미국인 여학생이 그녀의 룸메이트를 잔인하게 난자하며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었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합..

' 좀100 좀비가 되기 전에 하고 싶은 100가지 ' 영화 리뷰 좀100, 좀비가 되기 전에 하고 싶은 100가지 (2023) 아포칼립스(Apocalypse) 세상의 종말을 소재로 하는 수 많은 영화 중에 대표적인 작품을 굳이 꼽자면 윌 스미스 주연 ' 나는 전설이다 ' 를 빼먹을 순 없겠죠. 아무도 살지 않는 도시에서 나와 다른 존재와 사투를 벌이는 아포칼립스적 분위기 연출이 정말 으뜸인 명작입니다. 영화 좀100 역시 아포칼립스를 소재로 하지만 아포칼립스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는 걷어 내고 유쾌하고 가볍게 특유의 상상력으로 재미를 주는 일본 좀비물 입니다. 좀비에게 쫓기는 긴박한 상황에서도 ' 이러다간 회사에 지각하겠다 ' 라고 심각하게 내뱉는 대사 한마디가 어이없게 웃기면서도 회사가 주인공에게 어떠..

' 오토라는 남자' (2022) 영화 리뷰 A man called Otto 오토라는 남자 (2022) 영화 오토라는 남자를 다 본 후 가만히 눈을 감고 주변 소리에 귀를 기울여 봅니다. 부엌에선 취취 하며 밥 짓는 소리와 도마 위에서 무언가를 열심히 썰어대는 소리가 들리는 가 싶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밥 먹어' 하며 침묵을 깨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뭔 개소리냐구요? 오토라는 남자를 보면서 문득 어느 영화 대사가 떠올랐거든요. " 침묵이 자기 주변을 잡아먹게 하지 마세요 " 소중한 사람을 잃고 오랜 시간 실의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던 오토(톰행크스)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자살을 결심합니다. 주변엔 고요한 침묵이 흐르고 적막함이 절정에 달하게 되면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려 하는 순간 쾅쾅쾅! 기막..

'드림' (2023) 영화 리뷰 드림(2023) " 참 먹고살기 힘들다. " 우리가 살면서 흔하게 듣고 내뱉는 말인데요. 말 뜻 그대로 먹고살기 힘든 사람뿐만 아니라, 사연이 어찌 되었든 먹고살기 위해 별짓을 다해야 하는 사람도 포함하는 말일 겝니다. 영화 드림은 먹고살기 위해 별짓을 다해야 하는 두 사람과 먹고살기 힘든 노숙인들이 한데 모여 좌충우돌 힘겹게 먹고사는 이야기를 그리는 감동코미디 드라마입니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이미지 세탁을 꾀하는 축구선수 윤홍대(박서준)와 학자금 대출에 허덕이며 작위적인 감동 다큐 한방으로 정규직을 노리는 방송국 PD 이소민(아이유)이 축구의 'ㅊ' 자도 모르는 노숙인들과 한데 섞여 홈리스월드컵 출전을 향해 의기투합 하는 줄 알았는데, 각자가 처한 현실이 있어선지 같..